전자담배를 캐리어 안쪽 깊숙이 넣고 부치는 여행객이 아직도 많습니다. 국내 항공사는 이미 위탁수하물 반입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보조배터리와 같은 얘기라 아는 사람도 늘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반입이나 사용을 규제하는 나라가 40여 곳이나 됩니다. 다만 성격이 제각각입니다. 베트남처럼 행정 과태료를 매기는 곳이 있고 형사처벌로 가는 곳이 있습니다. 판매만 금지하고 개인 소지는 문제 삼지 않는 나라도 있어 한 덩어리로 묶어 기억하면 오히려 위험합니다. 이는 국내 항공사 수하물 규정과 별개로 각국 법에 따른 것이라, 짐만 잘 싸면 되는 게 아닙니다.

위탁수하물엔 못 넣고, 기내에서도 선반 대신 몸에 지녀야 합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1월 28일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사고를 계기로 리튬배터리 안전관리 표준안을 마련해 같은 해 3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표준안에서 전자담배는 보조배터리와 똑같이 취급됩니다. 위탁수하물로 부칠 수 없고 기내에 들고 타더라도 머리 위 선반에 두면 안 되며, 승객이 몸에 소지하거나 좌석 주머니에 보관해야 합니다. 단자가 금속에 닿아 합선이 생기지 않도록 절연테이프로 감싸거나 지퍼백 등에 따로 담는 조치도 함께 안내됩니다. 보조배터리 기내 반입 규정과 마찬가지로 제주항공을 포함한 국내 저비용항공사와 대형 항공사 모두 같은 기준을 따르므로, 국내선을 탈 때도 예외는 아닙니다.

배터리 용량과 개수에도 기준이 있습니다

전자담배는 리튬배터리가 들어 있어 보조배터리와 같은 규정을 받습니다. 100와트시 이하는 최대 5개까지 들고 탈 수 있고, 100에서 160와트시는 항공사 승인을 받아 2개까지, 160와트시를 넘으면 아예 반입이 안 됩니다. 기내에서 충전하는 것도 금지입니다. 들고 타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른 얘기입니다.

나라마다 처벌 성격이 다릅니다

여기까지는 항공사 규정이고 더 무거운 문제는 목적지 나라의 법입니다. 외교부 해외안전여행에 따르면 베트남·싱가포르·캄보디아·태국·인도·호주·멕시코·대만·홍콩·라오스 등 40여 개국이 전자담배의 제조·판매·유통뿐 아니라 반입·사용까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처벌 수위는 아래처럼 다릅니다.

국가근거 법령처벌
베트남정부령 371/2025/ND-CP (2025.12.31 시행)행정처벌. 사용 시 과태료 300만~500만동, 사용 장소 제공 시 500만~1,000만동
대만흡연피해방지법 제15조미신고 반입 시 2,000~10,000대만달러 벌금 + 몰수 (자진신고 시 면제)
태국수입·판매 금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공지)적발 시 압수 및 처벌 대상, 구체 수위는 사안별

출처: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주타이베이 대한민국 대표부

대만에는 다른 나라와 달리 자진신고라는 구제 창구가 있습니다. 입국 시 세관에 먼저 알리면 처벌 없이 물품을 임시보관했다가 출국할 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숨기고 들어가다 적발되면 벌금을 내고 물품을 몰수당합니다. 태국은 오래전부터 전자담배를 금지해온 만큼 정확한 벌금 액수보다 “적발되면 압수되고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정확한 처벌 수위는 여행 전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서 해당국 최신 공지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일본은 니코틴 액상 용량으로 갈립니다

일본은 소지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조건이 따로 있습니다. 주오사카 대한민국 총영사관 안내에 따르면 니코틴이 든 카트리지·리퀴드는 의약품의료기기등법상 의약품으로 분류돼 일본 정부 허가 없이는 판매·양도·제조가 안 됩니다. 다만 개인 사용 목적이면 1개월분에 해당하는 카트리지 60개 이하, 리퀴드 120밀리리터 이하(합산 기준)까지는 세관을 그대로 통과합니다. 이 한도를 넘기면 약감증명서를 따로 받아야 하고, 무허가로 제조·수입·판매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엔 이하 벌금까지 걸립니다. 니코틴이 없는 기기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내장 배터리는 앞서 본 항공사 반입 기준을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경유지 규정이 최종 목적지보다 먼저 적용됩니다

목적지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경유지에서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홍콩·싱가포르처럼 소지 자체가 금지된 나라를 경유하면, 최종 목적지 규정과 무관하게 그 공항의 수하물 검사와 보안 규정이 먼저 적용됩니다. 환승 시간이 길어 시내로 나가거나 환승 구역에서 짐을 다시 꾸리는 경우라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노선을 정할 때 경유국이 어디인지부터 확인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여행지가 정해졌다면 오늘 해외안전여행(0404.go.kr)에서 해당 국가 주재 대한민국 재외공관이 올린 최신 공지부터 검색해 보시길 바랍니다. 규제 내용은 나라마다 다르고 수시로 바뀌는 데다,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별로 기준이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입 금지 품목이나 여행경보 단계를 확인하는 김에 전자담배 규정도 함께 검색해두면 공항에서 물건을 통째로 버리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